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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책] 오르부아르 - 피에르 르메트르

by esstory 2018. 12. 23.
오르부아르 - 10점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1차 세계대전의 종전이 발표되던 날 

종전의 기쁨을 뒤로 한 채 무의미한 전투에 참여하게 된 두 청년 '에두아르'와 '알베르 마야르'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죽음을 무릎쓰고 마야르를 구해낸 에두아르

하지만 에두아르는 얼굴이 대부분이 날아가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게 된다.

가벼운 수다처럼 읽히는 글 

하지만, 사고로 턱이 날아간 에두아르와 그를 간호하는 알베르의 피나는 노력과 눈물은 잔인한 지옥 같은 전쟁의 아픔을 대조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이식수술마저 거부하고 모르핀 중독에 목구멍 전체를 뻥 뚫린 채 콧구멍으로 담배를, 깔때기로 술을 퍼마시는 주인공 에두아르의 처절한 자기 파괴적인 묘사에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힘겨워서 책장 넘기는 속도가 점점 늦어졌다. 책이 두껍기도 하고.


에두아르는 망가진 본인 인생에 대한 화풀이라도 하듯 <전사자 추모 기념비를 둘러싼 대 국민 사기사건>을 기획한다.

화가 지망생으로 다니던 학교에서는 퇴학하면서까지 아버지와 소원해졌던 에두아르는 본인이 생존해 있음을 숨기고, 아버지를 기만하는 사기극을 벌임으로써 아버지를 향한 복수를 하게 되는데...


세계 3대 문학상 "공쿠르상" 을 수상한 책

책의 제목인 오르부아르(Au Revoir) 는 헤어질 때 나누는 프랑스의 인사말로 우리말의 <다시 봐> 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아들의 사망했다고 믿는 이후에야 아들을 간절히 찾게 되는 아버지와 그 아들의 극적인 "오르부아르(Au Revoir)" 를 다룬다. 

에두아르의 고통스러운 장면으로 인해 책을 중간에 덮었다면 마지막 결정적인 오르부아르(Au revoir)를 보지 못함을 두고 두고 후회할 책

영화 맨 오브 더 마스크로도 나왔다고 하니 책과 영화를 같이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비단 알베르의 삶만이 아니었다. 에두아르의 얼굴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 정말로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것이 그 최초의 순간에서 기인했다.  세계의 종말 같은 배경속에서 한 사내가 사나운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달리고 있었다. 

지금 흘리는 눈물은 절망의 눈물로, 자신의 삶을 생각하면 슬픔의 눈물이 되었고, 미래를 생각하면 오싹한 공포의 눈물이 되었다.

모든 이야기는 그 끝에 이르러야 한다. 그것이 삶의 본질이다. 심지어는 비극적일지라도, 심지어는 견딜 수 없는 것일지라도, 심지어는 우스꽝스러운 것일지라도 모든 것에는 끝이 있어야 하는 법이거늘, 아버지와는 아직 끝이 없었다 . 그들은 원수로 헤어진 후에 다시 보지 못했다. 하나는 죽었고, 다른 하나는 죽지 않았지만, 둘 중 누구도 아직 <마지막> 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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