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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책] 13계단(다카노 가즈아키)

by esstory 2018. 12. 15.
13계단 - 10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황금가지

죄를 지은 인간에게 가해지는 가장 강한 형벌 사형

책의 제목이기도 한 13계단은 

일본 사회에서 범죄자의 사형 집행이 실제로 이뤄지는 13개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얼마 남지 않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 "사카키바라 료"의 원죄(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밝히는 과정을 그린 책

"제17회 에도가와 란포상"(일본 탐정작가클럽) 수상작답게, 사건의 풀어가는 과정들, 그로 인해 드러나는 사실과 마지막 반전은 최근에 읽은 추리 소설 중 최고라 할 만하다 (나중에 란포상 수상작들만 다시 찾아서 봐야겠다)


대략의 줄거리

자신의 담당 보호사 부부 2명을 죽인 혐의로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카키바라 료" 

정작 본인은 그날 당한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사건 당시 기억은 없지만, 너무 많은 증거가 모두 그가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어 10년째 내일이라도 사형장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공포를 안고 사는 남자


교도소에서 직접 사형수를 죽이는 데 가담한 뒤 죄책감으로 인해 가정을 멀리하게 되고 결국 직장을 관두게 되는 교도관 "난고" 는 과실 치사로 사람을 죽이고 2년 형을 마치고 출소한 "미카미 준이치" 에게 "사카키바라 료" 의 원죄를 밝히고 사형을 모면하게 해 보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거액의 보상금이 걸려 있는 일이라 준이치 역시 바로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어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인감과 통장을 찾기 위한 두 사람의 3개월짜리 동거가 이야기의 시발점


한편 준이치에게는 10년 전  "사카키바라 료"가 살인 사건을 일으킨 바로 그 지역에서 여자친구와 가출을 하다가 뒤늦게 경찰에 발견되어 지역 신문까지 나온 전력이 있다. 

그때 깊은 상처를 입은 준이치는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10년 전 당시 일을 전혀 얘기하지 않아 그가 어쩌면 "사카키바라 료"에게 원죄를 뒤집어씌운 범인일 지도 모른다는 궁금함을 갖게 한다. 


만약 사람을 죽이고서도 뉘우치지 않는 인간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형당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준이치가 난고에게 한 이 말이 책의 많은 반전에 대한 실마리가 된다 .


여느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그렇듯

우리는 주인공과 함께 범인으로 보이는 여러 실마리를 수집하지만 

작가가 설치한 색안경 때문에 제대로 된 진실을 놓치고 

마지막 장에 가서야 그 모든사실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멋지게, 

"아" 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게 이런 소설의 묘미


여러 반전있는 소설들이 있지만 다카노 가즈아키라면 믿고 읽어도 좋을 거 같다. 



그리고 몇 가지 

  • 이 책은 이전에 읽은 그의 책 "제노사이드" 이후 두 번째 읽은 책이다. 앞으로 마음에 드는 작가가 생기면 그 사람 작품을 완독해 보려 한다.
  • 일본의 사형 집행은 약물이 아닌 목을 매다는 방식으로 나오는데, 정말 그런지 궁금. 21세기에 아직도 저런 방식이라니
  • 형벌에 대한 2가지 이론 - 응보형 사상, 목적형 사항(개화시키는 목적) -은 그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 나라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지 궁금
  • 소설책은 재미로 읽는다지만, "검은 개가 온다" 에서는 우리 주위에 많은 사람이 겪는 "우울증" 이라는 병에 대해서 현실감 있게 잘 다뤄서 많이 배웠고, 이번 소설에서는 사형 제도에 대해서 나름 지식을 쌓게 되었다. 공부로 배우는 것보다 소설의 즐거움도 함께하면서 배운 이런 잡지식들이 더 오래 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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