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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지름

기계식 키보드 PHAETHON FC200R 넌클릭 구입

by esstory 2009. 2. 23.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으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간 잘 사용해 오던 펜터그래프 방식의 아이락스 키보드가 키 감이 영 안 좋아져서 바꾸고 싶어졌거든요.

아마 내부청소를 제대로 안 해 줘서 먼지가 많이 들어간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2년 정도 쓰면 원래 키 감이 그렇게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한 2-3년 잘 사용했으니 2만원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키보드를 바꿀까 생각하니 고를만한 키보드가 별로 없네요.

멤브레인은 키 높이가 너무 높고 소음이 심해서 예전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노트북 키처럼 조용하고, 키 높이도 낮은 쫀득쫀득한 펜터그래프 방식을 선호하다 보니 아이락스 말고는 별다른 키보드가 눈에 들어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신체적인 노화로 오타도 많아지고 손가락을 조금 편하게 해 줘야겠다 싶어, 아직 사용해 보지 않은 기계식 키보드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일단 가격부터 차원이 다르네요

최고의 기계식 키보드인 리얼포스는 33만원 대의 가격인데 그나마도 환율상승으로 품절이고 3월 중순 이후에 가격이 더 오른다고 합니다.

다행이 품절이라 구매할까 고민도 안 하게 되었습니다. 이걸 사게 되면 지출이 너무 심하겠더라 구요.

자전거도 100원짜리와 수천만 원짜리가 있듯이, 아직 중간 급도 사용해 보지 않았는데 너무 비싼 모델을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을까 고민도 들었습니다. 물론, 중간 거 괜히 샀다가 결국 다 버리고 최고를 선택하게 되면 돈 낭비겠다 하는 고민도 들었고요.

다행히 품절이 제 고민을 해결해 줬고, 나머지 키보드를 살펴 보았는데, 필코라는 제품도 품절(사고 나니 레오폴드에서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네요.) 이고 살만한 제품이 거의 없었습니다.

포기하고 그냥 기다려야겠다 싶었는데 키보니매니아에 아래 글을 보고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PHAETHON FC200R 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PHAETHON FC200R 사용기 및 FC100 & 마제스터치 비교기

 

비슷한 가격대의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해서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좋다는 내용인데요.

읽다 보니 꼭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모델은 PHAETHON FC200R 영문 넌클릭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클릭/넌클릭/리니어 등 종류도 다양해서 초보자가 무작정 고르기에는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구입할 때 한글 각인은 품절이었는데, 영문 각인만으로도 전혀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키보드에 깔끔하게 영문만 있는 게 마음에 듭니다.

문제는, 키 소음입니다.

넌클릭이라고 해서 어느 정도 소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 이거 정말 난감합니다.

가장 시끄러운 저가 멤브레인 키보드보다 한결 소음이 큽니다.

제가 원래 노트북처럼 자근자근 입력되는 타이핑 소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소음만 본다면 완전 잘 못 선택한 거더군요. (이럴 줄 몰랐는데 ㅠ_)

 

게다가 작년 초부터 회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인별 책상을 모두 없애고 일자형 프로젝트 진행 책상으로 교체해서 옆 사람과 바로 붙어서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키를 입력할 때마다 옆 사람에게 혹여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행히 옆 자리 후배가 워낙 착해서 아직 크게 싫은 기색은 없긴 하지만, 이 부분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잘 적응이 안됩니다.

키보드를 받은 첫날은 소심한 타이핑으로 키 감이 좋은지 어떤지 잘 기억도 못했습니다 ㅎㅎ

 

며칠 써보니 키 감은 잘은 모르지만, 확실히 여태껏 사용해 오던 키보드와 다릅니다.

타닥타닥 시끄럽게 입력하다 보면 어느새 타이핑에 속도가 붙고, 손가락도 절로 움직인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블로그에 글을 적는 지금)처럼 집중해서 타이핑을 할 때 정말 좋네요.

 

소음 부분만 해결된다면(방법이 없음 ㅎ) 처음 선택한 기계식 치고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되고 앞으로도 몇 년간 손가락의 사랑을 듬뿍 줘야겠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드는 부분은 PHAETHON FC200R 의 디자인입니다. LED 램프가 있어야 하는 Num Lock, Caps Lock, Scroll Lock 램프는 우측 상단에 별도로 위치하지 않고, 각 키가 있어야 하는 곳에 램프까지 같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실물로 보면 참 깔끔합니다.  전체적으로 저가 키보드의 플라스틱 느낌 보다는 1.2Kg 나 나가는 쇠로 된 단단하지만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무선도 아닌 것이 케이블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케이블은 별도 분리되어서 이동에 편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뭐 별다른 건 없지만요 ^^)














아 그리고 처음 키보드를 받았을 때 또 하나 놀란 부분이 있었습니다.

키 높이가 일반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조금씩 낮아지면서 일자형으로 배치된 게 아니라 스페이스가 있는 맨 아래 줄이 약간 위로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 키 높이가 조금 U 자형으로 배치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키를 입력할 때 미끄러지는걸 방지하려고 그랬다는 거 같네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쓰다 보니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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