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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개선되어야 할 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로 제도

by esstory 2008. 2. 3.


곧 설이네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과, 고속도로 위에서 또 10 여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걱정이 함께 밀려 옵니다.

작년 추석이었습니다.

시골 진주에서 서울로 오기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에 출발해서 6시에 대전까지는 순조롭게 왔는데 대전부터 서울까지는 그야 말로 주차장이었습니다.

결국 14시간이 걸려 겨우 서울에 도착했는데 운전하는 저나 같이 타고 온 와이프도 완전히 죽음이더군요

특히 절대 명절에는 들어가야 하지 말아야 할 휴게소가 있습니다.

바로 청원 휴게소!!.  올해도 혹시 이 휴게소를 지나신다면 그냥 지나쳐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 휴게소에 들어 갔다가 나오는데 3시간 걸렸습니다.

방사선으로 펼쳐진 차들이 하나의 출구로 나가기 위해 1cm씩 양보 없이 전진하고 서로 고함치고 신경전하고,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얼마나 휴게소가 막혔던지 그날의 주차장 모습이 기사화까지 되었더군요.

http://photo.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9/27/2007092700248.html

 

휴게소에서 3시간이지만 나머지 11시간은 꼬박 도로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제가 원망스럽더군요

경부구속도로는 기껏해야 편도 4차선이나 3차선입니다. 이 중 차선 하나를 일반 차량이 운행하지 못하게 하니, 운행속도가 적어도 20% 에서 30% 줄어듭니다.

조사에 따르면 명절 동안 자가용으로 다녀오는 사람의 비율이 85% 가 넘는 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교통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귀성은 2. 6(49.5%) 6∼9시 귀경은 2. 8(33.3%) 12·18시가 가장 혼잡할 것으로 보여 가급적 이 시간대는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연휴 기간 중 교통수단은 자가용 83.3%, 기차 5.5%, 기타 4.2% 등으로 나타났다.

이버 기사

 

기차를 빼고 나면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용으로 귀향을 하게 됩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가용이 고속도로에서 왜 피해 아닌 피해를 봐야 할까요?

 

고속도로 전용차로제의 도입 배경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에 통행우선권을 부여함으로 고속도로의 수송효율을 증대하고 소통원활을 위해 정부정책으로 '95.02부터 시행

 

우선 승용차 이용 억제라는 말이 이해가 안됩니다.

고속도로 전용차로제 덕분에 실제 자가용 사용자가 줄어 들었을까요? 그렇다면 영동이나, 서해안 같은 다른 고속도로는 왜 시행하지 않는 걸까요.

요즘같이 주 5일 근무시대에 주말이면 주중에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보려 하지만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늘 겪는 교통체증에 밖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95년도 시절에 만들어진 제도 때문에 경부고속도로를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혜택을 주자는 데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명절 같은 때, 어쩔 수 없이 많은 가족들과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라고 강요하는 게 맞는 방향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10%를 위해 90%를 희생하는 건 아무리 양보해서 이해하려고 해도 잘 이해가 안 되는군요.

 

명절이 아니어도 평소 주말이면 텅텅 빈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보면서, 또 얌체 같은 운전자들이 전용차선으로 끼어드는 걸 보고 운전자가 운전자를 미워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되는 게 안타깝습니다.

버스 전용차로제 외에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지, 계속해서 이런 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것인지 공론화 시켜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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