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과 개발자의 소통 해결하기

2010. 10. 19. 05:50개발

 

 

 

 

전산실에 근무하다 보면, 전산화가 필요한 업무를 요청하는 부서와 - 주로 저희는 현업이라고 부르는 -  전산실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상호 의존 적인 관계를 지속합니다.

특히 전산을 구현하는 부서는 몇 개 부서에 한정되어 있지만, 업무 전산화가 필요한 부서는 상당히 많기 때문에, 전산쟁이로서는 항상 많은 현업들로부터 요구 사항을 듣고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요.

이런 개발을 진행할 때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현업이 구상했던 내용과 개발자가 실제 구현한 결과가 서로 달라 개발이 거의 테스트 단계에 와서야 "이거 내가 생각한 게 아니네" 하고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걸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러한 소통 방식의 문제 원인은 현업과 개발자가 서로 주고 받는 언어가 틀리기 때문입니다.

  

  • 현업/업무 요구자 – 업무 전문가로서 개발자가 알아 듣지 못하는 전문 언어를 구사합니다. 어찌나 전문적인지, 가끔은 그런 것도 모르는 개발자인 제가 한심하게 보일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무에는 능통하지만 요구하는 업무 내용을 어떻게 전산화 시킬 지, 화면으로 어떻게 구현할 지, 어떤 식으로 인터페이스를 꾸며야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를 최대한 쉽고 빠르게 만들어 낼지 구체화 시키는 능력이 없습니다.
  • 개발자 – 컴퓨터가 알아 듣는 언어, 저희 팀 같은 경우 Visual C++ 에 능통합니다. 오랜 세월 이 툴 하나로 밥벌이를 하다 보니, 영문으로 된 for, while, if 문에는 익숙하지만, 업무 쪽 언어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이 지나서 어느 정도 짠 밥으로 업무 영역도 많이 넓혀 가고 있지만, 모든 부서 업무를 다 알 수도 없는 노릇이라 쉽지만은 않습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UI 나 이벤트 처리에는 익숙하지만, 역시 현업이 요구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화면으로 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업무 분야가 어려울수록 말이지요.

 

이렇게 서로 상이한 언어를 사용하는 두 분야의 사람이 만나, 목적하는 하나의 추상적인 그림을 구체화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극복 방법은

  • 최선책: 두 언어에 모두 능통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전문적인 업무 분야에도 능통하면서 개발도 잘한다면, 그 업무에 맞는 정확한 개발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갈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개발도 잘 하면서, 그 수 많은 전문지식이 필요한 업무까지 잘 아는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차선책: 위 방법이 시원치 않다면, 적어도,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현업의 이야기를 듣고, 개발자에게 쉽게 번역해 줄 수 있는 사람, 업무내용을 쉽게 전산화로 이끌 수 있는 요건 정의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번역자가 번역한 내용대로 개발자는 구현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개발자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고, 개발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런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 차 차선책: 마지막 방법은, 전산화 경험이 많은 PM 이나, 개발자가 현업의 요구 사항을 알아 듣고 이에 대한 고민을 수 차례 거듭해서, 해당 요구 사항에 가장 적합한 전산화로 개발을 진행합니다. 대부분의 전산실이 이 방법 정도로 개발을 진행하지 않을 까 싶은데요. 제 생각에는 이러한 Role 을 가진 사람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그 만큼 Quality 도 보장할 수 없어 평균 이상 정도의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저희 같은 전산실에는 위 세 가지보다는, 두 분야의 사람이 직접 만나 현업의 요구 사항 문서 한 장만으로 개발자가 바로 개발에 착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무 분야의 전산화가 경쟁력이 있으려면, 위에서 언급한, 최선책과 차선책으로 적당한 사람을 찾는 편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예전에 "조엘 온 소프트웨어"의 조엘이 쓴 책을 보면, 조엘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한 일은 엑셀개발자를 위해 요구 사항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요.

이 똑똑한 사람이 엑셀 개발자들을 위해 꼼꼼하게 요건 문서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엑셀과 같은 훌륭한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저는 믿습니다. (물론 조엘 혼자 엑셀을 만든 건 아니지만요 ^_^)

마지막으로 제가 말한 번역 전문가에는 

  • 조엘과 같은 요건 문서 작성 전문가 - 필요한 요구 사항을 하나도 빠짐없이 문서화 시킬 수 있는 사람 
  • UX 전문가 - 전산화 된 화면의 사용성을 높이고 효율적이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도록 설계하는 사람

과 같은 두 종류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SI 업체같은 경우 많은 수의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으니 이런 인원 구성이 가능 할텐데 작은 전산실이나 S/W 개발 회사에서는 쉽지 않은 얘기네요.

하지만, 규모를 키우고, 좀 더 전문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인원 구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저희 회사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