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 덥다 보니 주말이면 집에 있지 않고 어디든 시원하고 음악이 있고, 커피가 있는 곳을 찾게 됩니다.
요즘 별다방 같은 카페에 가보면 공짜로 제공되는 WI-FI 와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전원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넷북과 함께 여유롭게 주말을 즐기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저희 부부도 제 오래된 14인치 노트북을 넷북인 양 들고 카페에 자주 갑니다.
남 다른 크기와 무게로 다른 분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노트북인지라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저야 뭐 그런 거 상관않고 블로그 글도 쓰고 트위터도 하고 RSS 도 보고, 이것 저것 잡식으로 하곤 하는데,
같이 카페에 간 집사람은 책만 봐야 하더군요. ^^;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뭔가 메모하고 싶고, 여유 시간에는 인터넷도 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 본능입니다.
이미 아이폰으로 많은 부분 해결 가능하지만, 아이폰에서 가장 불편한 입력기능 때문에 넷북하나 더 있음 좋겠다 하고 늘 생각해 오다가, 결국 이렇게 하나 지르고 말았습니다. (MS-WORD 나 원노트에 마구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본능.. 이것 때문에 아이패드를 기다리지 않고 노트북을 하나 더 지르게 됐습니다)
PC 를 골라본 사람들은 다들 경험해 보셨겠지만, 윈도우 기반 노트북은 선택의 폭이 너무나 큽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넷북 전성시대에는 성능과 가격 스펙트럼이 너무나 크더군요.
가장 먼저 생각해 본 것은 와이브로로 공짜 넷북을 받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29,000원 * 36개월 하면 거의 백만원 돈인데, 50만원 짜리 넷북 하나 사려다 괜한 할부 인생만 살 거 같아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조금 좋은 성능의 넷북을 알아 보니 45,000 * 36개월해서 3년간 160만원 가까이 지출이 생기더군요.
물론 50기가 와이브로 요금제덕분에 아무 곳에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그다지 와이브로를 많이 사용할 이유가 없고(회사/집은 이미 무선이 가능하고, 카페에도 요즘 WI-FI 안되는 곳이 없으니 운전 중에 사용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크게 필요가 없을 거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할부 인생이 싫어서 일시불로 결제를 선택했습니다.
자 이제 아내에게 어울릴만한 가볍고, 성능도 어느정도 되는 넷북을 골라야 하는 큰 숙제가 닥쳐왔습니다.
결국 1주일 이상 이것 저것 요것 저것 고르고 골라 구입한 모델이 삼성 센스 NT-X170-PAK5BB 입니다.
분명한 것은 요 모델이 최선은 아니라는 겁니다. 제 상황에 맞게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요거 하나 남더군요.
이제 제가 노트북을 골랐던 기준에 대해 몇 가지 적어 보겠습니다.
CPU
PC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CPU 입니다. 다른 거 다 좋아도 요게 안 좋으면 말짱 꽝이지요.
요즘 넷북이 많이 싸져서 30~50만원대 넷북도 많더군요.
하지만 해당 넷북의 CPU 를 살펴보면 아톰 N450 이나 N470 이 대부분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알겠지만, 해당 CPU 의 Passmark CPU Mark 지수를 보면 황당한 CPU 성능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http://www.cpubenchmark.net/cpu_list.php 참고)
그림처럼 아톰 CPU는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되어 가는 펜티엄4 1.90GHz CPU 와 성능 지수가 비슷합니다.
제 생각에는 저 정도 성능으로, 한번에 두 세가지 이상 작업을 능수능난(?)하게 다루는 저희 집 사람을 절대 따라 갈 수가 없더군요.
잘못해서 성능 안 좋은 노트북을 샀다가는 노트북을 던져 버릴 지도 모르거든요 ^^;
그래서, 최소한 몇 년 전에 제가 구입한 도시바 노트북(Intel Core2 Duo T7500) 을 벤치마킹 CPU 로 삼아, 엇 비슷한 성능의 넷북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써 본 결과 도시바 노트북(Intel Core2 Duo T7500) 정도면 인터넷이나 워드, 그리고 몇 가지 무거운 프로그램들을 돌리는 데 거의 무리가 없이 원활하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CPU 가 Intel Core2 Duo SU7300 입니다.
위 그림에 보시면 SU7300 은 사실 도시바 노트북의 T7500 보다는 많이 못 미치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14인치보다 훨씬 작은 노트북이라 CPU 가 약할 수 밖에 없고 가격대 성능비로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참고로 11인치 기준으로 T7500과 비슷한 CPU 를 가진 i3 CPU 노트북의 경우 SU7300 에 비해 30-40만원이나 비싼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심정적으로는 i3 나 i5 가 끌렸지만, 가격이라는 장벽에 걸리더군요 (100만원 이하 지출하라는 마님의 분부도 계셨습니다)
해상도
해상도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넷북 해상도는 대부분 세로가 600 이더군요. 600 은 인터넷 서핑하기에 너무나 모자란 해상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페이지에 반에 반도 안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가능하면 약 12800 * 800 정도 되는 노트북을 찾았습니다. (사실 1280 * 800 도 인터넷 서핑에는 세로가 한 참 모자라는 느낌입니다만 16:9 가 뭔지 대부분 노트북들은 세로가 많이 모자랍니다)
결국 여러 가지 모델을 비교 하다 보니 11.6인치에 1366 * 768 해상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지원 OS
이건 반드시 윈도우 7 입니다. 아직도 넷북들 중에는 윈도우 XP 지원 넷북들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CPU 사양이 워낙 좋지 못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 한데 저 같은 사람은 (집 사람 포함) 윈도우 XP 쓰라고 하면 도저히 못 씁니다. 윈도우 7 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까지 내 놓은 OS 중 최고로 편하고 좋습니다. 당연히 새로 노트북을 산다면 윈도우 7 지원 노트북이어야 했습니다. (아직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윈도우 XP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XP 에 만족하고 사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보고 있음 넘 답답한 OS 인데)
멀티터치 가능한 터치패드
맥북을 써 본 이후로 멀티터치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됐습니다. 투 핑거 휠 스크롤이나, 쓰리 핑거 백 & 프론트 이동 등 맥북의 아름다운 터치패드는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새 노트북을 산다면 요 기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르다 보니 대기업 노트북들은 대부분 지원하더군요.
하지만 삼성 센스 NT-X170-PAK5BB 의 멀티터치는 한마디로 대 실망입니다.
투 핑거 휠은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잘 끊깁니다. 맥북이 하드웨어 적으로 끊김없는 부드러운 경험을 준다면 삼성전자의 터치패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쉽게 끊어지고 속도 조절도 제맘대로라 상당히 실망스럽네요. 설마 요 정도로 만들어 놓고 멀티터치 된다고 광고할 줄이야 --;
마치 아이폰의 부드러운 터치감을 쓰다가 윈도우 모바일의 감압식 터치를 만나는 느낌.. 요건 정말 실망이었습니다. LG 나 다른 노트북도 이런가요?
무게
마지막으로 무게도 중요한 Factor 였습니다.
당연히 여자가 들고 다녀야 하니 가벼워야 했는데 대부분 11인치 노트북이 1.5Kg 내외더군요.
무게만 따지만 10인치 넷북도 괜찮아 보였는데 해상도 등을 고려하다 보니 결국 11인치 노트북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삼성 센스 NT-X170-PAK5BB는
위와 같은 제 나름대로 고려 사항을 기반으로 결국 삼성 센스 NT-X170-PAK5BB 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물론 거의 동일한 성능에 삼보 애버라텍의 경우 20만원이나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멀티터치가 지원되지 않아 포기했고 LG모델도 괜찮아 보였지만, 노트북 디자인쪽이 저희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포기, 에이서 모델도 괜찮아 보였는데 A/S 가 안 좋다는 분들이 많아 포기, 결국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삼성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어찌보면 제품을 너무 다양하게 넓은 스펙트럼으로 많이 만드는 것보다 맥북처럼, 몇 가지 기종이라도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는 게 선택한 사용자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물론 가격이 좀 더 비싸지겠지만요.
이제 드디어 사진으로 들어 갑니다 ^^;
사실 모양은 조금 실망 스럽게 평범합니다.
아직 위에 비닐도 안 뜯은 신상이라, 뽀대가 좀 더 안 나는 지도 모르겠네요.
우측에는 여러가지 외부 확장 포트들이 있습니다. 뭔가 툭툭 튀어 나온 것 같지 않나요.. 디자인 적으로 아름답지 못하네요. -.-
흠.. 비닐을 뜯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데 말입니다.
두께는 생각보다 그리 얇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껍다고 해야 할 정도.. 대신 무게가 1.5 KG 미만이라 그냥 참을랍니다.
뒷 모습입니다. 지난 번 포스트의 맥북과 계속 비교 하게 되네요. 아 가격이 백만원 이상 차이나는 맥북과 비교해서 삼성에게 미안하군요 ㅎ
11인치 답게 키보드는 상당히 작습니다. 특히 Home, End 키 등이 Function 키 조합으로만 가능해서 두 키를 많이 사용하는 제겐 적응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Home, End 가 없는 건 맥북도 마찬가지네요 ㅎ.
LED 백라이트는 꽤 쓸만합니다. 도시바 노트북에 비하면 한결 밝고 좋네요. 베젤이 너무 큰 느낌이 들고 전체적으로 플라스틱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괜히 맥북을 봤나 봅니다. 자꾸 비교하게 되네요 ㅠㅠ
모니터는 사진으로는 잘 안 나오네요. 11인치에 1300 이 넘는 해상도를 보여주다 보니 글씨가 깨알처럼 작게 보입니다. (아래 사진 참고)
편리한 휴대성을 위해 돋보기를 쓴 안경은 어쩔 수 없는 희생인가 봅니다 --;
외부 스피커는 사운드는 볼륨이 약해서 잘 안 들리네요. 영어 교육 방속 들어 볼려고 했는데 결국 외부 스피커 연결해서 들었습니다.
밧데리는 9시간 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실제 9시간을 써 보진 못했고 5시간 이상은 가네요. 이것만 해도 엄청난 발전입니다.
제 도시바 노트북은 1시간 지나면 거의 밧데리가 바닥인데 이 놈은 변강쇠네요. 카페나 어딜 가도 어댑터 없이 노트북만 들고 나가도 될 거 같습니다.
문제의 멀티패드. 삼성 좀 잘 만들 수 없겠니?
워낙 좁은 노트북이라 키보드들이 우측 귀퉁이에 저리 자리 잡고 있습니다. Function 키 조합이라, 처음에는 많이 혼란 스럽네요
14.1 인치와 비교 샷입니다. 크기가 감이 오나요.
10인치에 비하면 조금 큰 느낌인데.. 해상도 따지다 보니 11.6인치로.. 베젤이 조금 작았다면 부피가 더 작아 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수움이 있네요.
아예 올려봤습니다. ㅎㅎ
플라스틱 베젤을 너무 크게 만든 거 아닌가요. 삼성씨..
카메라는 써 본적이 별로 없네요. 노트북 2대이니 이걸로 안방과 거실에서 집 사람과 화상채팅이라도 ㅎ
앙증맞은 어댑터입니다. 그동안 무식하게 큰 어댑터만 보다가 이걸 보니 너무 좋습니다. ㅎㅎ
왼쪽은 제 도시바용 어댑터.. 너무 차이가 나죠?
전체적으로 삼성 센스 NT-X170-PAK5BB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넷북입니다.
CPU 도 최신 사양이라 볼 수 없고, 플라스틱 느낌이 너무 나는 베젤이나, 제 기능 못하는 멀티터치도 그렇고, 좁은 액정 공간에 1366 * 768 이란 해상도도 어쩌면 글자가 너무 작아 무리일 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얼마 전에 본 맥북이랑 자꾸 비교하다 보니, 더욱 실망감(?)이 생기는 지도 ^^;
하지만, 나름 필요한 용도에 적당한 가격과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단점들을 커버하고, 잘 활용해 볼 예정입니다. (아, 제가 아니고 아내가요)
저희 집엔 이제 Desktop 1대, 노트북 1대, 넷북 1대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하려면 늘 공부방에 있는 책상에 앉아야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점점 아무데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까지..
스티브 잡스 키노트처럼, 노트북과 모바일 사이에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넷북' 이 쓸모 없는 물건일 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넷북을 써 보니 휴대성과 꽤 오래 가는 배터리(겪어 본 것은 5시간 이상), 상당히 넓은 해상도와, 자유로운 타이핑, MS-WORD 와 같은 필수 프로그램 실행 까지,,
아이패드 대비 경쟁력있는 물건이라고 생각 됩니다. 물론 그래서 아이패드를 기다리지 않고 넷북을 산 거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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