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구입
또 다시 키보드를 샀네요
강렬한 타자음과 멋진 LED, 차가운 쇳덩이의 묵직함이 주는 안정감으로 만족감을 주었던 PHAETHON FC200R 키보드를 샀다가 회사에서 후배들의 민원(?)로 결국 집으로 방치하다 보니 회사에서 사용할 다른 키보드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잘 못 느끼지만 저도 모르게 키보드를 강하게 누르는 습관이 있는데 기계식 키보드를 그리 누르다 보니 백리 밖에서 졸던 후배가 놀래 커피를 쏟았다는 전설도 있더군요.
암튼 기계식 키보드와의 만남은 너무나 짧게 끝나서, 그 후로 집에서 가끔씩 PC 킬 때만 아름다운 소음을 듣게 됩니다.
PHAETHON FC200R을 대신할 싸구려키보드를 찾아 헤매다가 작년 7월 즈음에 원어데이에서 판매하는 디콤 사의 isolation 초코렛 키보드를 구입했습니다.
배송비 포함 약 17천원 정도였는데, 싼맛에 구입한 것도 있고, 이 기회에 애플이나 소니 노트북의 isolation 방식 키보드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 isolation 초코렛 키보드는 여태까지 키보드 중 최악이었습니다.
키 높이가 워낙 낮은 상태에서 키를 타격하면 키를 타격하는 손가락의 힘 그대로 땅바닥을 때리는 느낌이 듭니다. 키를 누를 때 약간의 쿠션이 있어 누르는 손가락을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게 없다 보니 저 같이 손가락으로 세게 누르다 보면, 근래 들어 손가락이 아파서 오후에 문서 작성하는 게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또 몇 개월 만에 새로운 키보드를 영입하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손가락을 좀 보호해야 되겠다 싶었고, 조용했음 좋겠더군요.
isolation 이나, 키 높이가 낮은 키보드는 이번에는 사양했습니다. 마침 아이락스에서 KR-6431 이라는 슬림한 디자인의 키보드가 새로 나와서 며칠을 망설였지만, 지난번 경험을 거울삼아 (물론 아이락스라면 어느 정도 믿음은 가지만) 슬림은 지양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그동안 실패를 바탕으로 몇 가지 고르다 보니 로지텍 K350 으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로지텍은 여태까지 한번도 써 보지 않은 브랜드여서 한번 써 보고 싶은 희망 같은 게 있었고, Wave 모양의 특이한 키 배열로 오후만 되면 힘들어 하는 손가락도 보호해 주고 싶었습니다.
키보드 사용 소감
로지텍 K350 에서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키보드의 파도 모양 디자인입니다.
키보드 가로가 마치 스마일 하고 웃는 것처럼 입 꼬리가 올려져 있는데 이러한 배치 덕분에 양쪽에 새끼 손가락이 책임을 지고 있는 구석탱이 Control 키들을 누르기가 조금 편해 졌습니다.
아무래도 키보드 위에 손을 얹어 놓으면 삼각형 모양으로 손가락 부분은 가운데로 몰리기 마련이라 양쪽 끝 키보드를 위로 끌어 올려 더 편하게 누를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키보드의 배치 뿐만 아니라 높이도 일반 키보드의 그것과 다릅니다.
자세히 보면 검지 손가락 부분이 담당하는 키들은 위로 올라와 있고 가운데에서 가장 자리로 갈 수록 키가 낮아지다가 다시 조금씩 솟아 오르는 식입니다.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러한 키 높이가 사람의 인체구조와 키보드 위에 올려지는 손의 배치로 볼 때 키를 입력하기 좋은 자세라는 점은 공감이 가네요.
실제로 타이핑 해 보면 오타가 적고 손가락에 크게 무리가 안 가서 참 좋습니다.
또 좋은 점은 키보드와 일체인 손목 받침대입니다.
부드러운 손목받침대가 키보드와 일체로 되어 있어 두 손을 가지런히 손목받침대에 올리고 자연스럽게 키를 입력할 수 있게 되어 있고 덕분에 하루 종일 키보드와 지내는 저 같은 사람들은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아 정말 좋습니다.
타격 감은 일단 기계식 키보드가 아니니 타격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포기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소리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라 키를 강하게 누르는 저 같은 사람이라도 옆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즐겁게 타이핑 할 수 있어 좋습니다.
키를 누르는 무게는 조금 있는 편이고, 조금 뻑뻑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리 신경 쓸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약간 뻑뻑하다는 느낌 쿠션역할을 해서 손가락에 무리가 덜 가는 것도 같네요.
불편사항
저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역시 키 배치 문제입니다.
웨이브 방식에 몇 가지 기능을 더하고 공간을 절약하려다 보니 자주 사용하는 중요한 키들이 배치가 엄하게 바뀌어 있습니다.
특히 Home/End/Delete/Page Up/Page Down 키는 쉽게 적응이 안되네요
일반 타이핑에는 문제가 없지만 글자를 선택하고 커서를 옮기기 위해 Control 이나 Shift 키 조합으로 하루에도 수 없이 사용하는 이 키들이 난데 없이 가로 배열에서 세로 배열로 바뀌고 위치도 틀려져서 누르기가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닙니다. 아직도 편집할 때는 키보드를 보느라 워딩이나 코딩 속다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네요. 시간이 약이겠지만, 가능하면 이런 키들은 건들이지 않았음 하는 바램을 해 봅니다.
그리고 일부 Function 키들도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특히 F3 과 F4 는 자주 사용하는 키들인데 이산 가족이 된 후로 Alt + F4 를 눌러 화면을 닫는 게 잘 안됩니다. 이 역시 적응의 문제겠지요.
다른 단점으로는 키보드가 차지하는 공간이 일반 키보드보다 큽니다.
손목보호대가 있어 타이핑이 편안한 장점이 있는 반면에 키보드를 한쪽으로 치우고 수첩에 메모를 해야 한다든지 해야 하는 책상이 좁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불편함이 따릅니다. (큰 프로젝트 개발 하느라 기존 책상을 반납하고 일자형 책상으로 교체해서 일하는 중인데, 아직 이전 책상으로 복귀를 못해 자리가 협소해서 큰 키보드는 공간 제약이 조금 따르네요)
아래 그림처럼 기존 패이튼 키보드와 비교하면 K350 가 어느정도 공간 차지를 하는 지 감이 오실 겁니다. 특시 세로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다른 작은 불편함으로 키보드에서 유일하게 빛이 나는 LED 가 없습니다.
CAPS LOCK, NUM LOCK, SCROLL LOCK 과 같은 기본 키 상태를 표시해 주는 Lock LED 가 없어서 키가 눌려져 있는 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확인을 하려면 해당 키를 한번씩 눌러 보는 수 밖에 없다는. 그나마 로지텍에서 제공하는 SetPoint 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CAPS LOCK, NUM LOCK 을 누를 때 화면 하단에 해당 키 상태를 텍스트로 보여 줍니다. 하드웨어적으로 없는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표시하는 식인데 PHAETHON FC200R 의 멋진 LED 를 더욱 그립게 하는 단점입니다.
그 외 특징들
로지텍 K350 홈페이지 소개를 보면 긴 배터리 수명이라고 나와있습니다.
무선 마우스의 경우 보통 2-3달에 한번씩 교환해 줘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 아래 설명을 보면 무려 배터리 수명이 3년이라고 하니 한번 건전지 바꾸고 거의 잊고 살아도 될 정도로 오래 가네요.
실사용으로 정말 그리 가는 지 제가 3년 후에 ^^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그외 로지텍 K350 사진
박스샷입니다.
옆에서 본 모습인데, 키가 스마일 하고 웃는 모습입니다. 각 키들의 높이도 조금씩 틀려서 일반 키보드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완전 검둥이인데요. 플라스틱 느낌이 많이 납니다. 약간의 메탈도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키보드 좌측과 상단 등에 여러가지 펼리한 미디어 기능, 단축 버튼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사용할지는 모르겠네요.
SetPoint 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사용자 정의 프로그램도 실행 가능하더라구요. 아직 자주 사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로지텍 키보드의 특징 중에 설명을 빠뜨린 부분이네요. 무선 수신기인데 아주 작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rc Mouse 수신기와 거의 같은 크기로 작아서 혹시나 잃어 버릴까 걱정될 정도네요
노트북에 꽂은 채 뺄 필요 없이 사용하라고 작게 만든 듯.
이 작은 수신기 하나로 여러 로지텍 무선 기기들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로지텍 무선 키보드, 무선 마우스를 같이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선택일 거 같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Arc Mouse 와 로지텍 키보드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어 USB 에 무선 수신기 2개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아직 무선 수신기에 태그도 떼지 않은 상태인데. 태그를 떼면 정말 작습니다.
패이튼 키보드와 비교샷
Caps Lock 을 조금 디자인이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이유는 모르겠더라구요.
뒷모습입니다. 밧데리가 들어 가는 부분이 보이고 키보드 높이는 2단으로 조절 가능합니다.
키보드를 off 시킬 수 도 있는데 밧데리가 어차피 3년 간다니 그냥 키고 살아야 할 거 같네요
개인적인 총평
로지텍 K350 은 전반적으로 타이핑이 조용하고, 키를 누르는 손가락에 약간의 압력이 있는 키보드입니다.
웨이브 모양을 채택해서 키보드를 타격하는 손가락 위치가 안정적이고 일체로 제공되는 손목 받침대는 장시간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무선 수신율은 여태까지 끊어짐없이 잘 수신되고 있고 무선이지만 3년 이라는 밧데리 사용 기간을 제공해서 무선임에도 밧데리 교환 부담을 거의 없앤 제품입니다.
키보드 배치 문제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익숙해 져야 하는 부분이라, 많이 불편하구요.
그리고 웨이브형 디자인은 상당히 엣지 있어 보이는 편이나, 전체적으로 키보드의 재질이 플라스틱 덩어리라 고급스런 느낌이 덜한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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