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서재

[책] 악녀에 대하여(아이요시 사와코)

by esstory 2017. 9. 24.
악녀에 대하여 - 10점
아리요시 사와코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줄거리 & 리뷰(스포일러 포함)


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기억될까 

어느  유명 기업가의 자살 이후 그녀에 대한 상반된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이를 집중 취재하는 인터뷰로 구성된 독특한 책


한 챕터에 한 명씩 총 27명이 자기가 아는 그녀(도미노코지 기미코)에 대해 얘기하지만, 읽는 독자의 마음 속에서는 인터뷰가 거듭할수록 의문만 늘어 간다.

너무나 다른 인격의 그녀로 묘사되지만, 인터뷰 말미에는 항상 

"내가 보장하지만 그녀는 그럴 사람이 절대 아니다" 라는 문장으로,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기사나 인터뷰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녀를 정말로 사랑했던, 기미코 친구 오빠나, 보석집 주인, 젊은 시절 짧게 동거 했던 아르바이트 대학생과 호텔 헬스장의 젊은 지배인 등도  모두 나만의 여인으로 마지막까지 굳게 믿었던 미스테리한 여자.


타고난 출신의 어두운 배경과 가난에 대해서, 자신은 전쟁 당시 유명한 귀족의 서출 출신으로 채소 가게에 맡겨진 업둥이라고 철저히 포장함으로써 진흙 속에 있을 운명이 아님을 강조하던 그녀


결국 가난한 자신의 인생을 극복하기 위해 임신 사기, 보석 사기 등을 통해 부를 만들고 성공한 사업가로서 TV 출연까지 하면서 부와 명성을 얻지만, 자신이 만든 완벽함과 영리함, 우아함의 가면이 만든 무게에 의해 스스로 망가져 가는 모습이 인터뷰 내내 오버랩 된다. 


책이 출간된 건 1978년,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45년 일본 패망으로 부터 시작 된다 

당시 전쟁에 모든 걸 걸었던 귀족들이 쫄딱 망하고, 전쟁을 빌미로 새로 등장한 졸부들로 혼란스러웠던 일본의 계급 사회를 소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27편의 인터뷰 하나 하나가 완전히 새로운 속편처럼 분리되고 수다스러운 아줌마가 바로 옆에서 떠드는 듯한 문체도 "아이요시 사와코" 라는 작가의 특징인가 보다 (한국에는 번역된 책이 거의 없다고)


작가의 다른 책이 더 많이 번역되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