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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살인자의 기억법

나의 서재
살인자의 기억법 - 10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요즘 영화로도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

저 같이 책을 늦게 읽는 사람도 한 두 시간이면 읽을 정도로 책은 금방 읽힙니다.(요즘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게 핑계가 안 될 정도로)


줄거리 & 리뷰 (스포일러 포함) 


연쇄 살인범이자, 중증 치매 환자인 주인공의 일기 형식인 이 책은 어느 알코올 중독자의 오염된 일기 형식의 책 "걸 온 더 트레인" 과 조금 닮았습니다. 


특히 치매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이미 오염된 그들의 기억들이 결국 독자를 큰 혼란으로 빠뜨린 다는 점에서 더욱 닮았습니다.

일기에 기술된 내용이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되지 않지만 독자에게 주어지는 정보는 단지 화자의 일기 뿐이라 답답하지만 믿고 보는 수 밖에 


오랫동안 연쇄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은, 마지막 살인을 저지른 피해자의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 살인이 있던 날 교통 사고를 당하고, 이후 살인의 흔적을 지우고 은희(피해자의 딸)와 함께 인적 드문 곳에 살던 주인공


그 주인공의 야성을 깨운 건 또 다른 연쇄 살인마가 나타났다는 소식 

게다가 어느 날 교통사고로 맞닥뜨린  인물이 자기와 같은 눈을 가진 연쇄살인범임을 알고 하나 뿐인 "딸" 은희를 걱정하게 됩니다 


그 날 이후부터 계속해서 주인공과 딸 은희 주위를 맴 도는 새로운 연쇄 살인범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치매로 인해, 영화 "메멘토"처럼 방금 전에 하려던 생각과 행동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주인공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딸 은희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낍니다. 


치매환자가 가장 빨리 잊어버리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식사하시고 30분 후에 약을 드세요" 같은 말을 기억하는 게 미래 기억이란다.

과거 기억을 상실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미래 기억을 못하면 영원히 현재에만 머무르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슨 의미일까

치매란 무섭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좁혀지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숨이 막힌다 

오이디푸스는 길을 가다 홧김에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이 얘기 좀 더 찾아보자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수 많은 살인을 저질렀지만, 자신의 딸(실은 피해자의 딸)만은 지키고 싶어하는 모순된 주인공의 사명감.

과연 치매로 인해 자신이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 지, 자신의 딸도 곧 잊어버리지 않을 지 모르는 주인공은 새로운 적으로부터 딸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는 속도를 내며 마지막 클라이맥스로 바쁘게 달려 갑니다.

살인자의 두뇌 게임에 몰두하며 너무나 빠르게 전속력으로 달린 독자들, 

하지만, 오염된 기억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지 처음부터 가졌던 의문이 결국 엄청난 반전을 가져오는 훌륭한 반전 소설 ^^


책 읽기 좋은 가을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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