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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책] 달의 영휴

by esstory 2017. 12. 30.
달의 영휴 - 10점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해냄



줄거리 & 리뷰(스포일러 포함)


올 초 인기리에 방영된 '도깨비' 에는 수천년을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도깨비와 인간들을 저승으로 이끄는 저승사자 애기가 나온다.

특히 저승사자(이동욱)는 망자에게 '망각의 차' 를 권하고 이 차를 마시는 망자는 기억을 상실한 채 또 다른 생을 반복해서 살아간다는 소재였는데 도깨비 신부에게 죽음을 당해야 생을 마치는 도깨비와 함께 자신이 사랑했지만 악연으로 자신이 죽였던 여인을 반복된 윤회를 통해 다시 만나지만 기억을 끄집어 내지 못하는 저승사자의 모습이 안타깝게 그려졌다. 



달의 영휴


여기서 영휴는 "천체(天體)의 빛이 그 위치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현상." 이라고 한다. 


책은 주인공 마사키 루리 - 루리(るり)는 칠보의 하나인 청보석  -가 달이 기울다가 다시 차 오르는 것처럼 진정한 사랑과 처음 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하기 위해 기억을 잃지 않은 채 3번이나 윤회를 거듭하는 과정을 담았다.  (망자의 차를 마시지 않아도 전생을 모두 기억해 내면서 윤회를 거듭하는 애기가 일반적인 다른 윤회 스토리와 차이가 있다)


첫장 부터 마지막 장까지 상단에 시계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오사나이(오사나이 루리의 아버지)와 미도리자카 루리(딸이었던 오사나이 루리의 환생)를 다시(?) 만나 얘기 나누는 두 시간을 상직적으로 보여주는 게 이 책의 독특한 점 중 하나 


얘기를 주고 받는 두 시간이라지만,  두 사람이 만나기까지의 30년이 넘는 과거의 루리와 전생을 거듭해서 만난 현재의 루리, 그리고 오사나이 루리로 태어나기 전의 '마사키 루리'의 전 인생을 얘기하는 책이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그림에서 갑자기 기사단장이 튀어 나오듯, 이 책에서는 루리라는 여자가 기억을 간직한 채 자신의 주변인물 삶 속에서 반복해서 다시 태어나는 재밌는 소재의 상상 속으로 빠지게 만든다.


루리가 과거의 전생을 알게 되는 나이는 7살

이때 부터 루리는 전생의 연인을 찾기 위해 책 속의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놀랄 수 밖에 없는 많은 무모한 일들을 벌이고 이 때문에 죽기도 한다. 


무리한(?) 루리의 윤회 반복에 조금 힘겨워 질 때 쯤, 작가가 꼭꼭 숨겨든 큰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루리의 선택과 너무나 대조되는 오사나이의 아내 고즈에의 환생

당신을 고등학교때 부터 사랑해서 영화 '4월 이야기' 에서 처럼 오사나이를 따라 대학을 선택한 그녀의 사랑과 전하지 못한 사랑을 위한 그녀의 선택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은 독자에게 선물처럼 전해 진다.


간만에 재밌게 읽은 일본 소설인데, 이 작가의 책이 좀 더 많이 번역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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