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는 프로그래머

[책]구글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나의 서재

구글드 Googled - 10점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타임비즈



개인적으로 구글이라는 회사는 참 고마운 회사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구글 메일은 용량이 7GB 가 넘습니다. 그 중 200 MB 도 못 쓰고 있네요 :-)
구글 메일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스팸없이 광활한 개인 저장소 역할을 충분히 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공짜로요 ^^
웬만한 정보는 구글 메일에 저장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에버노트 등도 애용하지만). 구글 서버에 있다 보니 검색도 잘 되고 잃어 버릴 일도 없고, 언제 어느 때고 찾아 낼 수 있으니까요.

구글 메일에는 연락처도 있습니다. 아웃룩에서 연락처를 구글로 옮기고부터는 연락처 잃어 버릴 일이 없습니다. 연락처가 서버에 항상 보관되어 있어 PC를 포맷하든 하드디스크가 날아가든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게다가 윈도우 모바일이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에서도 PC 에 구애받지 않고 WI-FI만으로 쉽게 동기화 되어 이것만큼 편리하게 연락처를 관리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구글 캘린더도 환상적입니다. 구글 캘린더는 제가 알기로 국내 최초로 캘린더에 등록한 일정에 대해 SMS 문자를 공짜로 보내줍니다. 요즘은 네이버나 다음 캘린더도 이 기능을 지원한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다름 사람과 일정 공유도 간단하게 가능해서 집사람과 저는 구글 캘린더로 서로의 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오늘은 누구와 밥을 먹는구나, 아니면 지금 회의 중이구나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구글 검색은, 한글은 잘 검색이 안되지만, 영문 검색은 참 좋습니다. 개발 관련 어려운 문제들은 MSDN을 찾는 것보다 구글링이 훨씬 편하고 빠르더군요. 이러니 미국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회사가 되었겠지만요. 구글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몇가지 문제 사항을 영문으로 검색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구글을 깨겠다고 나온 빙은 (구글신 때문에 빙신이라고도 불리지만)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습니다.

구글 RSS 역시 뛰어납니다. 구독중인 RSS 가 수백 개인데다 며칠 사이 쌓이는 글들이 1000개가 넘지만, 제가 본 글, 별표 한 글, 노트를 추가한 글들을 모두 훌륭하게 저장시켜 주어 빠짐없이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제 블로그에 현재 광고 중인 애드센스는 이전에 한번 계정이 끊겼다가 몇 년 만에 부활해서 광고를 달고 있습니다. 거의 돈벌이는 안되지만, 아이폰 어플 사는 비용이라도 조금 건지려고 내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

그 외 구글 DOCS 나 구글 웨이브는 안 써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공짜로 제공하는 회사를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 세계 웹의 링크구조를 모두 내려 받아 구조를 파악하려던 래리 페이지의 순수한 호기심 하나로 세상은 전례 없는 공짜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책에도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무상제공을 사업기반으로 하는 역사상 가장 큰 회사 p 450

구글이 모토인 ‘Don’t be Evil’ 만큼 구글은 정말 훌륭한 회사일까요.

이 책을 쓴 켄 올레타는 오랜 기간 구글과 관련된 수많은 인터뷰과 조사를 토대로 이 책을 내 놨습니다.
뉴요커 수석 컬럼니스트이기도 한 글을 쓴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저자 자신도 몸을 담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들과 구글의 충돌입니다.

구글이 인터넷 세상의 대부분 광고를 애드워즈와 애드센스로 독점하면서 기존 광고 회사의 몰락을 가져왔고, 세상의 모든 책을 스캔해서 디지털화하려고 하자 출판계와 마찰을 가져왔습니다. 20% 자유 시간으로 개발한 구글 뉴스는 자동으로 여러 언론사의 기사를 그룹핑해서 신문사의 편집권한을 없애고(?) 많은 부분 자동화해서 보여주는데, 이는 신문사의 강한 반발을 가져왔습니다.
수 많은 불법 복제 동영상이 올라오는 유투브는 컨텐츠 생산자인 TV와 영화사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 왔고 아직도 소송 중인 사건도 많다고 하네요.

구글은 참 신기한 회사입니다.
순수한 과학자 기질이 있는 두 개발자가 아직도 경영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일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많아지고 관리해야 할 인원이 늘어나면 날수록 쉽게 관료화되고 이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마이크로소프트나 다른 회사들로부터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는데요.
아직 구글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구글에서 면접을 볼 때는 비행기 테스트라는 독특한 질문을 동료에게 던진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몇 시간 동안 이 사람 옆에 앉아 있어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끔찍한 느낌이 든다면 당연히 뽑지 않겠죠 ^^; 게다가 아직도 중요한 인원의 면접은 래리 페이지와 브린이 직접 면접한다고 하네요. 관리적인 질문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계속 쏟아 내서 상대방을 질리게 하는 면접들.

엔지니어가 아닌 두 사람이 엔지니어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엔지니어에게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을까? P 331

구글과 같이 기술경쟁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회사는 기술자가 최고 결정을 하는 게 맞습니다. 다른 회사와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구글의 경우에는 경영은 기술자의 보조여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래리와 브린이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 담당자와 열띤 토론으로 잘못을 바로 잡고 문제를 찾아내어 프로젝트가 올바르게 가도록 결정 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물론 또 다른 CEO 인 에릭 슈미츠가 많은 부분 중재를 했겠지만요.

보통 경영진은 기술에 해박하지 않죠.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발상하지도 않죠. 전 그게 아주 안 좋다고 생각해요 내가 엔지니어인데 내가 하는 일을 잘 모르는 누군가가 나더러 이래 라 저래라 한다면 겨우 엉뚱한 걸 시키게 되죠.  그래서 엉뚱한 걸 만들어버리는 거예요.  결국은 사기가 꺾이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엔지니어와 과학자에게 권한이 주어지는 문화가 되어야 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지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이 관리 해여 하죠.  보통은 그렇지 않아요. p 371

개발자라면 위 글에 100만번 동의 할 듯. 윗 사람들은 개발보다는 정치에 관심이 많고 결과적으로 개발자의 창의성이나, 개발의 혁신성, 개발의 과정들이 무시당하기 일쑤고 중요한 결정들이 대부분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개발자가 CEO 인 회사, 그런 사람이 많은 것을 결정하는 회사, 생각만으로 부럽네요.

래리와 브린이 모두 개발자이다 보니, 개발자적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보입니다. 초창기 Gmail 은 당시에는 정말 큰 용량인 1기가를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이 큰 용량으로 인해, 래리 페이지는 사용자가 더 이상 메일을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네요.

우리는 사람들이 지우고 싶어할 테니 삭제 버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특히 래리는 사람들 이제까지와 다르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페이지가 그렇게 주장한 까닭은 메일을 지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보관용량이 크게 때문이었다. p167

사생활 침해를 문제 삼는 많은 고객들의 항의로 결국 Gmail 에는 삭제 버튼이 들어갔습니다(다행이지요. 지울 수 없는 메일이라니, 용량이 문제가 아니라 쓰레기 광고 메일이 내 메일함에 있는게 싫어요~) 우리 개발자는 래리처럼 엉뚱한 고집을 피울 때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최고 결정권자라 가끔은 엉뚱한 결정을 할 때도 있나 봅니다. 대부분은 잘한 결정이겠지만요.

구글은 처음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OS 에 웹 브라우저를 끼어 팔다가 독점 소송으로 기업이 분해 될뻔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욕심을 잘 봐 와서 그런지, 구글의 성장에 겁을 먹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계때문이었는 지 몰라도.
하지만 애플과의 관계는 상당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브린은 이 분석에 반대했지만 가장 큰 걱정이 무엇이냐고 묻자 간단하게 답했다. "복잡해져서 걱정이에요 스티브 잡스가 존경스러워요. 그는 제품 군을 단순하게 유지했거든요" p363

브린의 걱정대로 구글은 너무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그 중 아주 중요한 몇 몇 프로젝트는 큰 성공을 거두지만 꽤 많은 분야에서는 많은 실패를 해 왔습니다.

구글 정말 문제 있나? 넥서스원도 찬밥 신세

광고 수입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회사여서 직원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많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고 또 실패도 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실패를 해도 큰 위험이 없고 실패로부터 뭔가를 계속 성공할 거리를 찾아간다는 게 부럽네요. 반면 애플은 정말 대단합니다. 인생 초반에 큰 실패를 경험한 스티브 잡스의 복귀 후 지금까지 정말 최고의 제품만을 쏟아 내고 있고 매년 그가 발표하는 제품은 혁신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엄청난 제품들을 세상에 내 놓습니다.
아이폰만 하더라도 쓰면 쓸수록 사랑할 수 밖에 없구요. 이번에 나온 아이패드, 아직 써 보지 않았지만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이더군요. 집안에서 아이패드는 필수품이 아닐까요 ^^; 
구글과 애플 두 회사와 모두 친분이 있는 앨 고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의 창업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앨 고어는 두 회사의 창립자들을 모두 존경하지만 스티브 같은 천재는 몇 세대에 한 명 나온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잡스는 페이지와 브린보다 오랜 기간 천재성을 보여 주었고 두 사람보다 경험이 많다는 면도 유리했다 "스티브는 실패했다가 되돌아온 고통스럽지만 큰 경험이 있죠." 실패한 후에 찾아오는 지혜는 아직까지 페이지와 브린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p358


또 이 책에는 구글식 사고 방식 - 낡은 것을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 에 대한 많은 내용이 나옵니다.

현 상태가 무엇이든 거기엔 문제가 있고 반드시 더 나은 방안이 있다는 반사적인 믿음을 공유했다   55

기존 검색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 있을거라는 믿음, 기존 광고 배포 방식보다 자동화 되고 단가도 낮은 방법이 있을거라는 믿음이 지금의 구글을 만들었으니, 저 믿음 하나로 구글이라는 회사는 놀라운 가치 창조를 했네요.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익사이트 인포크 야후 같은 초기 검색엔진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끈끈이 포털이 되어 사용자를 자기 사이트에 묶어 놓는데 더 흥미가 있었고 그 때문에 검색이라는 초점이 흐려졌다   그리고 검색을 할 때도 광고주들이 돈만 내면 검색상위에 오르도록 허용함으로써 객관성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반면 구글은 검색에 진심으로 몰두했고 광고주들이 검색 결과의 과학을 왜곡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p95

국내에서는 아직도 네이버나 다음 등이 위에 적힌 포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글의 한글 검색은 그닥 정확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좋아하지 않아서 구글 검색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구요.
누군가 한국에서도 구글과 같은 혁신적인 생각으로 정말 좋은 검색결과를 가져온다면 구글 처럼 성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사용자가 재 빨리 검색결과를 벗어나 검색된 사이트로 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가진 창업자여야만 가능하겠지만요.

제 증조부는 타조 털 사업을 했죠. 그리고 할아버지 대인 20세기 초반에 망하고 말았습니다. 여성들의 모자를 장식하고 마차에도 잘 어울리던 타조 털이 더 이상 자동차에는 어울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도 더 작은 털을 찾기만 하면 사업을 지킬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하실 수 있었겠죠. P 410

시기를 놓친 사업들, 누군가의 혁신으로 인해 사업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리는 사업들이 많습니다. 위 인용글처럼 제 때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고 이 책에는 특히 구글로 인해 사업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음반, 신문, 출판, 방송 회사들에 대한 많은 얘기가 나옵니다. 그들 대부분 새로운 인터넷 기반 무료 서비스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안타깝게 많은 세월을 허송하며 소송이나 현실 기피만으로 대처하다가 사업이 뿌리채 흔들리는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책에는 이를 이노베이터의 딜레마라 하더군요.

이노베이터의 딜레마.  경영상태가 좋은 회사들이 신기술이나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맞닥뜨리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맹렬히 고수하면서 발 빠른 변화를 하지 못하는 현상 P28

낡은 것은 새 것이 자리잡기도 전에 무너진다. 어떤 시도가 중요했는지 그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p 481


이 책을 읽으면서 혁신이라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혁신이라곤 없고 늘 현재 상황에서 작은 거라도 고쳐 볼려는 마이크로적인 사고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 책에 있는 다른 회사들의 처지를 남의 일처럼 흘려보고 있지는 않나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저도 이미 구글식 사업 방식에 의해 많은 부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요.

스티브 잡스와 애플은 물결을 일으키는 존재다. 델이나 퀸시 스미스의 CBS나 어윈 고틀립의 그룹M은 물결에 올라타려는 이들이고 신문은 물결에 부딪히는 이들이다. 애플의 물결은 애플II, 즉 1977년에 출시된 컴퓨터로 시작된다 그 후 1984년에 매킨토시가 등장하면서 혁신적인 그래픽 UI 를 제시했다. 픽사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혁신했고 다음으로 아이팟과 아이튠스와 아이폰이 등장했다. p 439

하지만 구글이 물결을 만들어내는 회사라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다.  전 세계가 구글드되었고 구글은 래리 페이지가 말하듯 마치 양치질처럼 삶의 일부가 되었다. p 439

스트브 잡스와 같이 물결을 일으키는 자는 몇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성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이런 물결에 휩쓸리지 않도록 물결에 올라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늘 깨어 있어야겠고, 그런 의미에서 켄 올레타의 이번 책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이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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