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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는 게 뭐라고(사노 요코)

나의 서재

 

사는 게 뭐라고 - 10점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마음산책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 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 다는 것이다.

 

책 제목이 참 특이하다

사노 요코 할머니는 2010년 72세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2003년부터 자신의 생각을 일기처럼 적은 글을 모은 에세이다.

 

괴짜 할머니의 일기라 그런지, 글의 주제는 대중 없다.

아침 먹을 거리 만드는 내용으로 구구절절 글을 쓰기도 하고, 동네 못된 영감 얘기, 한류 얘기 등 주제도 참 다양하다.

할머니의 아침 찬거리 얘기를 내가 왜 읽나 싶지만은 책을 덮고 나면, 내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 보다 먼저 노인들의 왕국이 된 일본.

커피숍에 혼자 아침밥을 먹는 할머니들의 나라.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 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을 먹을 지 스스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

 

치매에 걸린 자신의 어머니를 보면서, 어느 순간 본인도 계속 뭔가를 잊어 버려 언제 치매가 걸릴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일기에 기록하는 사노 요코 할머니.

 

길어야 2년이라는 시한부 암 선고를 받고, 치료를 거부하며 재규어를 사고 마지막 인생을 즐기기로 한 할머니의 선택은 삶을 어떻게 하면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지 고민하게 만든다. (실제로 할머니는 이 때 이후에야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꼈다고 기록했다.)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1년 넘게 욘사마와 무수한 한국 드라마 덕분에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는 할머니의 글에서 한류가 정말 일본 아줌마/할머니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도 괜찮아. 페페오(남편)가 나보다 먼저 죽으면 따라 죽을 거니까"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친구 할머니와의 대화 중에 있는 글. 너무나 소소한 개인 일기지만, 그 속에 가슴을 묵직하게 하는 내용이 제법 많았다.

한국도 어느 새 장수 사회. 건강 상 큰 문제가 없다면 90까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똑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이 답을 주진 않지만, 좀 더 곰곰히 생각할 기회를 주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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