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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책]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by esstory 2013. 4. 13.

 

어떻게 살 것인가 - 10점
유시민 지음/아포리아

정치인 유시민에서 백수가 된 유시민이 새로운 책을 펴 냈다.

정치인 유시민은 사실 색안경을 쓰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모습이 언론에 더 크게 비춰지고

한때 MBC 토론방송을 진행하던 시절의 그 날카로운 모습은 훌륭한 정치인 "유시민"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 모양이다.

 

책은 내가 생각한 방향하고 조금 달랐다.

정치인을 그만 두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최근 몇 년 동안의 험난했던 정치 인생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글일 거라 생각했는데 책은 제목인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삶의 의미, 죽음,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인생 등을 차분하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 나가고 있었다.

내용의 깊이는 사실 그리 대단하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이 만한 제목으로 꽤 긴 글을 읽기 쉽고 지루하지 않게 적어 가는 능력은 타고 나신 거 같다.

 

"나는 계엄사 합수부 조사실에서 태어난 글쟁이라고 할 수 있다. 내게 글 쓰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맞지 않기 위해 상세하고 소소하고 재미있게 진술서를 쓰다 보니 혹독한 스파르타식 글쓰기 훈련을 했다는 것을 세월이 한 참 지난 후에야 깨달았다"

 

유시민의 글쓰기는 타고난 능력 외에도 전두환 독재 시절이 가져다 준 행운(?) 이었다고 한다.

어째서 나보다 조금 연세 드신 분들에게 이런 아픈 젊은 시절이 있는 걸까?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을 감옥으로 군대로 강제로 보낸 놈들은 아무렇지 않게 잘도 살아가고 가끔은 동상도 지어지고 찬양하는 소리를 듣는 걸까. 한국에서 사는 것은 동시대를 바라보는 너무 큰 시선차이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책에서도 고백하고 있지만 유시민은 어릴 적부터 미래에 대한 큰 꿈이 있었던 건 아닌 거 같다.

 

"인생의 품격은 평범함이나 비범함과 상관없는 것이다. 내 문제는 꿈이 없다는 것이었다"

 

여느 한국의 고등학생처럼, 유시민의 고등학생 시절도 딱히 되고 싶은 목표보다 그냥 성적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고른 모양이다.

대학에서 운동권 학생이 되어 독재에 항거하다 끌려가고 거기서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게 된 사람.

게다가 군에 있던 유시민에게 편지를 부치러 가다 교통사고로 운명하신 그의 아버지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사를 보면 그가 담담하게 쓴 글에서 많은 아픔이 느껴졌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책이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나온다.

"참으로 중대한 철학적 문제는 단 하나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하는 것, 이것이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그 이외의 것, 세계는 삼차원을 가지고 있는가 정신은 아홉 개 또는 열두 개의 범주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그 이후의 일이다. 그것들은 장난이다 – 카뮈"

유시민은 삶의 의미를 "사랑", "일", "놀이", 그리고 "연대" 에서 찾는다고 책에서 말한다. 맞는 말이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 처럼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하는 일이 정말로 의미 있는 그런 일을 찾아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 있어야 하며 일 이외에도 취미 생활처럼 관심을 두고 늘 하고 싶은 일이 있어야 한다. 사회적 연대는 나 같은 사람은 가장 못하는 일인데, 큰 뜻을 품고 여러 사람과 이를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수라고 한다.

 

쉽게 읽혀지지만 내용은 계속 곱씹게 되는 책

이왕 정치인 유시민을 버렸다면 앞으로 백수가 된 유시민 씨의 더욱 멋진 책과 활동을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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