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플리케이션의 세상이 가고, 웹의 세상이 왔다지만, 웹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웹 브라우저라는 어플리케이션(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아닐까요)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는 브라우저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도 현재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운영체제가 설치 될 때 IE 도 같이 설치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웹의 초창기 시절 네스케이프가 잠시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었던 시절을 빼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는 셈인데요.
문제는 세상에서 윈도우용 어플리케이션을 가장 잘 만들기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지만, 유독 웹 브라우저만큼은 그다지 잘 만든다고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더 나은 접근성과 미래 지향적인 웹을 위해 많은 새로운 표준안이 발표되고 있지만, 파이어폭스나, 오페라 같은 무료 브라우저들이 웹 표준에 맞도록 발빠르게 자사의 브라우저를 개선해 나가는 것과는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고의적이다 싶을 정도로 새로운 브라우저를 뒤늦게 발표하거나, 개발 여부조차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이를 참지 못한 오페라 진영에서 드디어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2007년 12월 13일에 오페라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Opera 측은 사용자가 웹 표준을 보다 잘 준수하는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를 강제하게끔 해 달라는 소를 EU 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Opera files antitrust complaint with the EU - 원문링크는 여기를 누르세요
얼마나 웹 표준을 안 따르는 엉터리 브라우저를 만들어 왔으면, 다른 회사로부터 이런 소송까지 당해야 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정 실력이 모자라서 웹 표준을 잘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계속해서 자사의 운영체제에 사용자를 묶어 놓기 위해서, 웹으로의 발전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그렇지만 타사에게 브라우저 시장을 뺏길 수는 없기 때문에 독점적으로 운영체제에 딸려 있는 브라우저를 제공하면서 일정수준의 완성도만 가진 브라우저를 만드는데 그치고 있는건 아닐까요.
특히 파이어폭스와 오페라 같은 타 브라우저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버전에 대한 목표를 사용자들과 공유하고 베타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반면, IE8(이 이름마저 최근에야 명명되었다죠)은 언제 발표가 될지, 어떤 기능을 가질지,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게 없습니다.
Internal Microsoft IE 8 build passes the Acid standards test
The beta timing and Acid2 compliance were the only two news nuggets that Hachamovitch was willing to discuss with me around IE 8. I asked him when Microsoft is planning to ship the final IE 8 release; what other features IE 8 will include; whether IE 8 will work with XP or be Vista only; whether Microsoft plans to make non-public test builds of IE 8 available to select testers outside of Microsoft in early 2008; and whether Silverlight, Microsoft’s Flash-like player that is currently a browser add-on will be bundled with the final IE 8 release. Hachamovitch declined to comment on any of these things.
Internet Explorer 8 and Acid2: A Milestone
이미 기능을 다 만들어 두고 발표하지 않다가 소송 때문에 이제야 이러한 발표를 한건지 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다른 여타 프로젝트와는 달리 웹 브라우저에서만큼은 철저하게 신비주의 전략으로 가고 있는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비스타나 윈도우 7 과 같이 계속해서 장미빛 전략을 외부에 노출하던 것과는 너무도 차이가 많습니다.)
언제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러한 전략으로 나갈 수 있을지,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꾸준히 좋아지고, 웹표준을 잘 지키는 파이어 폭스나, 오페라와 같은 우수한 브라우저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ActiveX 의 상황만 제외한다면)
게다가 Internet Explorer 7.0 이 윈도우 XP 이상의 OS에서만 설치된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IE6 에 비해서 몇가지 표준이라도 더 지키도록 수정되었을 IE7 이 특정 운영체제에서만 설치 가능하다면, 앞으로 새로 나올 IE 8 역시 XP 를 포함해서 이전 운영체제를 가진 사용자들이 새로 나온 브라우저를 설치 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이전 브라우저를 이용해야 하는 사용자들은, 계속해서 웹 표준화에 뒤떨어지는 브라우저를 계속 사용해야 하거나, IE 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됩니다.
브라우저를 자사의 운영체제 별로 접근에 제한을 두는 이러한 방법이야 말로, 누구나 웹에 접근할 수 있고, 원하는 페이지가 운영체제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보여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망각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Web Standards Project 에서 브라우저가 웹페이지를 얼마나 표준에 맞도록 표현해 내는지 테스트 하기 위해 만든 Acid2 테스트 페이지를 브라우저 별로 캡쳐해 봤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버전 6과 버전 7 모두 화면 전체가 붉은 바다가 된 것 처럼 보입니다. 불여우 역시 버전 2에서는 완전하지 않은 모양으로 표시되지만, 베타버젼에서는 Acid2 테스트를 완벽하게 통과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이어폭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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