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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책] 프라하 이야기

 

프라하 이야기 - 10점
RuExp 프라하 팀 지음/혜지원

  

올 여름 프라하 여행을 준비 하면서 구입한 두 권의 책 중 하나

 

  • Enjoy 프라하
  • 프라하 이야기

 

"Enjoy 프라하"가 전형적인 여행지 소개와 여행 일정을 다룬 책이라면

프라하 이야기는 프라하의 구석 구석을 투어 가이드와 함께 직접 다니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그 명소에 담긴 옛 이야기를 마치 듣는 듯이 써 낸 책이다.

이 책이 이런 구성을 가진 이유는 이 책을 쓴 분들이 프라하에서 직접 "팁투어" 를 운영하시는 분들이기 때문



 

"팁투어" 는 예약할 필요 없이 정해진 약속 장소로 가면 인원에 상관없이 거기 모인 사람들을 이끌고 시내 관광 투어를 하는 특이한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투어 요금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오전이나 오후 투어 마친 후 성의껏 챙겨 드리면 된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팁투어" 카페에 들렀다가 이 사이트 운영자 분들이 쓴 책 "프라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여행자들과 보내는 시간을 Why와 How에 중점을 두다 보니 오전, 오후 각각 3시간으로 배정되어 있는 투어 시간은 항상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갑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해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그 전달 방식에 책이라는 매체를 생각하고 있던 중, 작년 초에 한 출판사 편집장님으로부터 출판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제의를 수락한 다음 1년 반 동안 자료 수집과 연구, 집필을 해서 지난 달에 원고를 탈고 하였습니다. "

처음에는 여행을 가기 전 예비 지식을 쌓기 위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구입한 책이었는데 500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 속에는 그 흔한 맛집 추천 같은 것도 없이 프라하 관광지 소개와 그 곳에 담겨 있는 투어 가이드로서 본인들이 들려주고 싶은 프라하의 아주 깊은 얘기들이 들어 있었다.

 

책의 순서는 팁투어가 하는 오전 투어/오후 투어 이동경로와 일치한다.

팁 투어 만남의 장소인 "오베츠니 둠" 을 시작으로 구시가지 광장과 틴 성당. 카를 대학,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초연했던 스타포브스케 극장 등으로 이야기를 이어 간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는 프라하를 이야기 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카를 4세와 바츨라프 왕의 업적에 대한 얘기, 종교개혁을 외치다가 화형에 처한 얀 후스의 얘기 등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잘 서술 되어 있습니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진실을 찾고, 진실을 듣고, 진실을 공부하고, 진실을 사랑하고,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가지고, 진실을 지키라"

종교개혁가 얀 후스가 한 얘기로 이 내용을 압축한 "진실은 드러난다" 는 체코의 국훈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진실이 잘 통하지 않는 작금의 대한민국에도 너무 잘 어울릴 거 같은 명언이라 생각한다.

보통 역사책은 지루하고 잘 읽히지 않기 마련인데, 당장 여행해야 할 곳이고, 그 곳에 담긴 역사라고 생각하니 남의 나라역사임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1800년부터 오스트리아제국에 병합 되었고 1차 세계 대전 이후 잠시 독립되었다가 2차 세계대전과 함께 독일에 의한 지배, 2차 대전을 마친 후 소련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식민지 터널을 뚫고 "프라하의 봄" 이나 "벨벳 혁명" 같은 민족 저항 운동을 통해 끝까지 투쟁해서 독립할 때까지 눈물겨운 과정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프라하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에서 많은 걸 배우다 보니, 책을 쓰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 책을 들고 "팁투어"에 참여 했는데 투어를 마치고 수줍게 저자 사인을 부탁하니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에 독자로서 나도 기뻤다.

프라하 여행을 위한 가벼운 안내 책자를 기대하고 사기엔 좀 무겁고, 깊이가 있는 책이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좀 더 프라하를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참 좋은 길잡이가 될 책이라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