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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책]코끼리에게 물을 (새러 그루언)

by esstory 2012. 7. 20.


 

코끼리에게 물을 (양장) - 10점
새러 그루언 지음, 김정아 옮김/도서출판두드림

책 제목만 보고는 어른들을 위한 우화인가 보다 여기고 가볍게 책을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자,

제법 많은 등장 인물에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 서커스, 그것도 1900년도 초반의 미국의 기차 서커스 단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자세히 기술한 책 내용이 좀 힘들었다.

이 글의 화자는 93살(본인이 90살인지 93살인지 기억을 못하는)먹은 할아버지.

기억도 조금 오락가락하고,

집사람은 이미 오래 전 죽고 본인은 요양원에 쓸쓸히 인생 마지막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나온다.

유일한 낙은 70년 전 23살 때의 운명의 코끼리 "로지" 를 만났을 때의 기억들

기억의 조각조각들이 현실을 뚫고 주인공 제이콥의 머리 위로 떠 오를 때

93살 먹은 이 노인은 자신이 사는 현실보다, 23살의 기억 속에 장면들이 더욱 더 현실로 다가온다.

혼자 힘으로 일어 서기조차 힘든 현실이다 보니, 죽음을 기다리는 인생이라는 게 모 그다지 흥미로운 게 있을까.

 

23살의 제이콥은 생에 가장 큰 고비를 맞는다.

아이비 대학교, 수의학과를 막 졸업하기 직전,

자신에게 전부나 마찬가지였던 부모님의 교통 사고 소식,

나쁜 일은 몰려서 오기 마련.

부모님이 차압 당한 집과 모든 재산이 은행으로 넘어 가고 제이콥은

마지막 학기말 시험장을 뛰쳐나와 자신의 운명을 달리는 기차에 걸어 본다.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험으로 이어질 지 알지 못한 채..

 

그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업가, "엉클 엘" 과 "오거스트" 라는 정신 병자 같은 상사를 만난다.

 

엉클 앨이 사업하는 것을 보면 거의 예술이야. 앨이 그렇게 사업을 일으킨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 내가 충고하는데 저 천막에 일단 신경 끄고 있어 저 천막에는 앨이 갖고 싶어하는 것들이 들어있어. 그것만 아니면 먹이를 주든 물을 주든 누가 뭐라 하겠어? 하지만 자네가 섣불리 행동해서 앨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앨이 동물들을 사기 위해 예상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면? 엉클 앨이 가만 있을 거 같아. 내 말 알아들어? 204 p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동물들을 굶겨 죽이거나,

더 이상 도움이 안되는 노동자들을 달리는 기차에서 던져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 엉클 앨

 

엉클 앨은 이미 일할 사람들을 다 뽑았어. 녀석은 안 뽑혔고. 그러니 딴 데 가서 알아봐야겠지 빨리 떠날수록 좋아. 녀석에게도 그게 나아. 친절이란 그런거야

 

말레라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차지한 멋진 남자 오거스트지만,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멋대로 생긴 성격과, 냉정한 사업 논리, 자기에게 대드는 사람은 절대 가만 두지 못하는 오커스트를 만난다.

 

제이콥은 비록 수의학과를 졸업하진 못했지만, 그가 가진 지식 덕분에 서커스 단에서는 일자리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엉클 앨과 오거스트의 핍박을 이기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서커스단을 떠나지 않기로 결심한다.

나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그가 내민 손을 잡는다. 어쨌든 그는 내 위에 있는 사람이다.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해 놓고 해고당할 짓을 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252

 

답답하게만 전개 되던 책 스토리는 종반으로 갈수록

서커스단의 와해와 동물들의 반란, 인부들의 반란

그 속에서 주인공 제이콥에게 돌아온 행운들 얘기들이 속도를 내며 전개 된다.

 

어떤 책을 읽던,

책에 읽는 부분을 받아 들이는 것은,

자신이 처한 현실이나, 밑바탕에 깔린 정서와 밀접한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읽기가 좀 힘겨웠지만

점점 빠져드는 스토리와 공감 가는 얘기들이 마지막까지 페이지를 놓지 않게 해 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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