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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지름

한성 GO187 텐키리스 키보드(적축)

by esstory 2013. 9. 2.

 

 

평소에 거의 이름도 들어 보지 못했던 기업 "한성" 이라는 곳에서 나온 숫자 키패드가 없는(87 키) 한성 GO 187 기계식 키보드.

그 동안 너무 많은 키보드를 구입한 지라 키보드 구입은 정말로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요 키보드를 보고 나니 지름신이 또 강림 하고 말았다.

 

이 키보드를 사기 위해 가장 고민 했던 2가지

  • 소음
  • 숫자 키패드의 부재

 

먼저 소음.

지난번 구입했던 기계식 키보드(PHAETHON FC200R 넌클릭)는 회사에 가지고 간 지 일주일도 안되어 소음 때문에 자진 퇴출 당하고 집에서만 쓰고 있는 운명을 맞았다.

조용한 사무실에 울리는 우렁찬 키보드 소리때문에 사무실에서 쓸 수가 없었다.

덕분에 집에서 조용한 방에 "타닥타닥" 타자음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쓸 수 있게 됐지만 역시 키보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회사에서 쓸 수 없다는 게 늘 아쉬웠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한동안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로망을 포기하고 살았는데 기계식 키보드 중 "적축" 이 소음이 작다 길래 이 녀석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두 번째 고민이었던 건 숫자 키패드

프로그램을 하든, 업무를 하든 숫자를 입력할 일은 너무나 많다.

수년간 우측에 나란히 배치된 숫자 키들을 보지 않고도 빠르게 입력하도록 길들여져 있었는데 이 키들이 없어지면 타이핑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구입하기 전에 숫자 키패드를 안보고 칠 수 있도록 타자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익혔지만 역시 숫자 키패드처럼 빠르게 타이핑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검지로 '6' '7'을, 중지로 '8' 9''를 입력해야 하는데 손가락이 제대로 못 누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오타가 작렬.

몇 주 동안 숫자 키 연습을 조금 익힌 후에야 텐키리스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아, 왜 숫자 키패드가 없는 키보드를 사고 싶었는가 하면,

책상은 좁은데, 키보드가 공간은 많이 차지하고, 숫자 키패드가 있을 경우 마우스 위치가 키보드 중앙과 우측으로 한 참 떨어지게 되어 어깨 피로드가 급상승한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실제로 텐키리스로 바꾸고 나니 타이핑 하다가 마우스로 이동하기가 가까워져 우측 어깨가 피로도가 한결 줄었다.

 

키보드 본체 모양.

텐키리스답게 키보드 너비가 맥북 15인치 보다 약간 작다. 책상 공간이 좁을 때 유리하고 이미 언급한 것처럼 마우스를 잡는 우측 어깨의 이동 동선이 절약되어 어깨가 한결 편하다.

 

키보드를 받아 보니 다른 사람들 블로그에서 보던 칼라 키 캡들이 9개 들어 있었다.

빨간 ESC 와 보라색 W,A,S,D 키, 그리고 화살키 4개

때가 잘 타지만 흰색으로 키보드를 정한 이유도 욘석들 때문

덕분에 멀리서 봐도 틔는 키보드가 됐다. 이쁘다. !!

 

화살키는 파란색

 

ESC 는 빨간색. 역시 ESC 는 빨간색이어야 제 맛이다.

 

 

 

특이하게 F12 에도 LED 가 있는데, FN + F12 를 누르면 윈도우 키가 잠겨서 게임 등을 할 때 유용하다고 한다. 게임을 안 하니 쓸 일이 없는 LED 다

 

걱정했던 적축 키보드의 소음 문제

기계식 키보드라 역시 소음은 확실히 크다.

적축이라 해도 확실히 크고 조심하지 않으면 또 퇴출 당할 거 같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키를 아주 약간만 눌러도 타이핑이 되기 때문에 – 누군가는 이걸 구름 타법이라고 하더라 –

조금만 주의하면 구름 타법을 이용해 키를 살짝 살짝 누르게 되고 결국 조용하게 타이핑이 가능해 진다.

소음은 주로 키를 끝까지 누를 때 나는 데 적축 키보드 특징 때문에 키를 살짝만 눌러도 키가 입력되어 소음은 어느 정도 줄일 수가 있기 때문

 

키보드 바꾸고 손가락 관절이 편해졌다

신기한 일이다.

그 전에 회사에서 사용하던 아이락스 키보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타이핑 많이 하고 나면 손가락 관절이 아팠다.

너무 세게 습관적으로 타이핑하는 것도 연관이 있고 직업병적인 문제도 있다. – 집 사람 얘기를 들어 보면 내가 평소 키보드를 손가락으로 세게 때린다고 한다. ㅎㅎ

그런데 이 키보드로 바꾸고 나니 관절 아픈 날이 줄었다.

키 높이는 이전 아이락스 키보드 보다 훨씬 높지만

소음 걱정 때문에 습관이 바뀐 건지 살살 치게 되어 그런 것도 같기도 하고 – 그런데 이건 소음을 의식하는 경우만 그렇지 조금만 몰입하면 예전 습관이 돌아와 타닥타닥 치고 있더라 -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반발력 때문에 키가 눌러진 다는 느낌이 오니까 굳이 키를 끝까지 누를려고 애쓰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무튼 손가락이 드디어 편해졌다. 이래서 키보드를 바꾸고 싶었나 보다.

 

 

한성 GO 187 키보드의 단점

우선 키가 너무 잘 빠진다. 원래는 함께 주는 키 리무버로 빼야 할 만큼 잘 고정 되어 있어야 하는데

키를 타이핑하다 보면 키가 빠진다.

특히 화살 키가 잘 빠지는 데 화살 키 한쪽 끝을 살살 누르면 키가 점점 올라온다 -_-; 키가 무슨 화산도 아니고

그러다가 뿅 하고 날아가는 사태가 몇 번 있었다.

키 중앙을 누를 때는 그런 일이 없어서 다른 키들은 그런 일들이 자주 없고 일부 키들만 빠지는데 처음에는 제품 불량이다 싶어 교환할까 하다가 그냥 습관을 잘 고쳐보기로 했다.

키보드에 키가 빠지는 경험은 난생 처음이다.

 

그 외 색상 키 덕분에 흰색으로 고르긴 했지만 역시 때가 너무 잘 타고, 볼펜이 묻거나 해서 지워지지 않고 오염된 게 눈에 잘 보인다는 단점도 있다

 

총평

한성이라는 저가 브랜드가 만든 기계식 키보드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한다.

특히 손가락이 아프지 않아서 좋고

적축 키보드의 경우 연습을 통해 구름 타법을 잘 익히면 사무실에서도 쓸만한 소음이다.

게다가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멋진 반발력과 소음도 즐길 수 있다.

최대 단점은 키가 쉽게 도망갈 수 있으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지켜야 한다.

숫자 키패드가 없는 모델을 고른 건 내 기준으로는 정말 잘 한 거 같다. 오른쪽 어깨가 행복해 하니 말이다. 단 업무상 숫자를 많이 타이핑한다면 충분히 고민해 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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